새끼발가락 골절 금 치료비 (정형외과 3군데 다녀옴)
월요일 아침이었다. 책상에 앉아 있다가 일어나서 다른 방으로 가는데 책상 아래 모서리에 발가락을 크게 부딪혔다. 직후에 몹시 아팠지만 '곧 좋아지겠지' 라고 생각하며 일을 했다.
오후에 신경 쓰고 처리할 일이 많아서 발가락을 들여다 볼 시간이 없었다. 저녁에 잠깐 누워서 잠시 쉬려는 순간 새끼 발가락 쪽이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아, 아침에 세게 부딪혔지' 라고 생각하며 양말을 벗었다. 새끼발가락이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대학교 1학년 때도 새끼 발가락이 부러진 적이 있다. 새내기 새로 배움터에 가서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맨발로 팀 대항 게임을 하다가 다른 선배가 내 발을 밟았고, 계속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골절이라고 했다. 한 달 이상 깁스를 하고 다녀야했다.
그때의 경험이 있었던 터라, 이번에도 직감적으로 '골절'일 것 같았다. 그래서 곧장 회사 근처 정형외과로 갔다. 맞은 편에 새로 생긴 정형외과와 기존에 있던 정형외과 두 군데 중 횡단보도에서 가까운 곳으로 갔다.
A 정형외과
저녁 6시 반쯤, 늦은 시간에 갔더니 다행히 사람이 거의 없었다. 선생님과 상담을 한 뒤에 X-ray를 찍었다. 비교하기 위해 다친 발은 오른발이었는데 왼발도 같이 찍었다. 결과를 보고 '골절'로 진단하셨다. 새끼 발가락이라 깁스까지는 필요없고, 테이핑만 하자고 하셨다. 치료 기간은 한 달 정도일거라고 했다.
물리치료실에 가서 냉각치료를 받고, 적외선 치료까지 받았다. 30분 가량 걸렸고, 이후에 처치실에서 네 번째 발가락과 다친 새끼 발가락을 같이 테이핑해 주셨다. 항생제가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약 일주일치까지 처받받았다.
총 치료비는 42,300원이 나왔다.
이렇게 테이핑하면 좋은 점은 샤워를 할 수 있다는 거다. 집에 가는 길 약국에서 테이프를 사서 다음 날 아침 샤워 후에 병원에서 처치해준 것과 비슷하게 테이핑을 했다.
B 정형외과
많이 움직이지는 않지만, 계속 다친 부위를 움직이게 되는 게 불안했다. 어디 다시 부딪히거나 누가 밟을까봐 무섭기도 해서 깁스를 해 줄 수 있는 병원을 찾기로 했다. 그래서 엄마가 평소에 자주 다니는 30년된 정형외과를 다시 찾아갔다. 오후 4시가 좀 안 된 시간이라 사람이 많았다.
10여분 정도 기다려 선생님께 진료를 받았다. 종이 진료카드에 볼펜으로 작성하는 곳이었다. 다시 엑스레이를 찍었다. 다친 오른발만 찍었고, 곧 다시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 말씀이 육안으로 봐서는 골절인 것 같은데, 엑스레이 상에는 골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신다.
'이건 뭐지?'
비급여되는 3만원짜리 진통제와 3일치 먹을 약을 처방해 주셨다. 진통제는 링겔처럼 생겼고, 처치실에 누워서 10분간 맞았다.
치료비는 39,400원이었다.
C 정형외과 - 사당역 사당정형외과
사무실 근처 정형외과로 검색해서 리뷰와 평점이 가장 좋은 곳을 선택했다. 다행히 야간 진료를 하는 날이었고, 저녁 6시 40분쯤 진료 접수를 했다.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았다. 1시간 정도 기다려 선생님을 만났다. 깡 마른 몸에 까만색 뿔테를 쓴 선한 얼굴을 가진 남자 선생님이셨다.
양말을 벗어 보여주자 마자 선생님의 한 마디
"어이쿠."
엑스레이를 찍고 왔더니 화면으로 발가락의 금 간 부위를 직접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보여주셨다. 새끼발가락 끝 마디쪽에 금이 갔는데, 끝 마디와 두 번째 마디 사이가 인대로 연결이 되어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쉽게 부딪혀서 인대가 늘어나면서 실금이 가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설명해 주셨다.
그리고 뼈에 금이 가도 피가 나오기 때문에 피부가 붉거나 보랏빛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라는 말씀도 덧붙였다. 그리고 치료 하는데 한 달 정도 걸리고 완전히 붙으려면 세 달까지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좀 불편하겠지만, 자주 움직이는 곳이라 작은 깁스를 하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진통제는 필요없고, 일주일 뒤에 다시 내원하라고 하셨다.
테이핑한 곳에 물이 들어가면 안 되서 아침에 발 주변에 비닐을 씌워놓고 샤워를 한다. 아침마다 귀찮긴 하지만, 그래도 깁스를 하니 마음이 좀 편안하다.
그리고 마지막 병원에서의 치료비는 11,900원이 나왔다. 병원 리뷰에 사람들이 선생님이 매우 친절하고, 과잉 진료를 안 한다고 남겼던데, 정말 그랬다. 물론 그래서 사람이 무지 많아서 오래 기다려야 했지만, 최종 치료는 이 병원에서 받기로 결정했다.
원래 아프면 병원을 한 군데만 가는 편인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세 군데나 가게 되었다. 그리고 같은 정형외과라고 하더라도 선생님마다 치료나 치료비에 차이가 엄청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이래서 리뷰 좋은 곳에 가야되나 싶기도 하고 말이다.
사당역 근처에서 정형외과를 찾고 있다면, 사당정형외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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